전쟁과 기후위기


전쟁과 기후위기
전쟁과 환경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수자원, 토지, 석유, 광물과 같은 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전쟁의 원인이 됩니다. 역으로 전쟁을 비롯한 군사 활동은 환경을 파괴합니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 군사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결합되어 순환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군사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에는 군이 직접 연료를 연소해서 배출하는 직접 배출량(스코프 1)과 군이 구입한 전력과 열을 만들 때 나오는 간접 배출량(스코프 2), 그리고 군용 물자를 공급하는 방위산업체들의 가치 사슬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 배출량(스코프 3)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시 배출부터 전후 재건까지 전쟁 활동으로 인한 배출량(스코프 3+)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군대의 온실가스 배출
분쟁과 환경 관측소(CEOBS)와 지구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SGR)는 2022년 ‘군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이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 군대의 직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3)이 27억5천만tCO2eq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배출량의 5.5% 수준으로, 국가로 치면 중국과 미국, 인도 다음입니다.
이 단체들이 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정’해야 했던 이유는 군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997년 교토의정서는 군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를 제외했습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자발적’으로 보고하자고 합의했습니다.
한국군은 2021년 ‘군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및 탄소중립 정책 추진방안’이라는 용역보고서를 통해 처음 군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을 산정한 적이 있습니다. 2020년 군 온실가스 배출량 388만CO2eq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인 전국 783개 기관의 전체 배출량보다 많았습니다.
무기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트랜스내셔널 인스티튜트(TNI)의 2023년 보고서는 주요 무기 회사들의 매출과 온실가스 배출량, 국가별 군대 규모 및 방위력개선비 등의 자료로부터 유럽 국가들의 무기산업 온실가스 배출량과 군대의 총 탄소 발자국을 추정했습니다.
같은 방법을 적용하면 2022년 한국 무기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3)은 1200만CO2eq, 한국군의 총 탄소 발자국은 1600만Co2eq로 추정됩니다.(보고서에서 인용) 이는 자동차 약 400만 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습니다.
전시 온실가스 배출
우크라이나 환경부와 에코디아 등이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24개월 동안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3/3+)은 1억7천만tCO2eq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투, 화재, 에너지 인프라 파괴, 영공 폐쇄로 인한 항공 연료 소모 증가, 전후 재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포함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