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분쟁


무기 거래는 전쟁을 불러온다
한 국가의 군비 증강(무기 구입)은 주변 국가들의 안보에 대한 두려움을 야기하고, 이에 주변국 역시 군비를 증강하는 군비 경쟁이 초래됩니다. 이로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행위가 역으로 다른 국가와의 긴장 고조 또는 갈등으로 이어지는 안보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1998년 논문 “무기 이전 의존도와 외교 정책 갈등”에 따르면, 무기 공급은 더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면 분쟁이 더욱 치명적이고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무기를 구매하면 국가 간 또는 국가 내 긴장이 고조되어 실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018년 논문 “강압적 역량의 축적: 무기 수입과 국가 내 무력 분쟁의 발생”에서 무기 판매와 내전 발발 사이의 관계를 살펴본 저자들은 이전 연구들의 일반적인 추세를 확인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습니다.
“… 무기 수입이 국가 내 분쟁의 순수한 원인은 아니지만, 분쟁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에서는 분쟁이 발생할 확률을 현저히 높인다. 이런 상황에서 무기는 효과적인 억지력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 심화의 원인이 된다.”
분쟁에 동원된 한국산 무기
2023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국내외적 무력분쟁에 개입된 국가로 분류한 58개 국가 중 한국은 지난 10년간 (2014~2023년) 43개국(74%)에 무기를 판매했으며, 이들 국가로의 수출액은 약 57억 달러(전체 수출액의 40%)였습니다.
분쟁 지역에서 사용된 무기의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가지 사례에서 한국 무기가 사용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적어도 2004년부터 인도네시아 웨스트파푸아 점령지에서 벌어지는 분리독립운동과 비폭력 시위를 진압하는 데 대지정공의 장갑차와 물대포; SNT모티브와 다산기공의 K2 소총, K7 기관단총, K3 기관총; 기아의 소형전술차량, 전술트럭, 견인곡사포; 한화의 바라쿠다, 타란툴라 장갑차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자료출처)
2017년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발생한 이슬람 반군의 봉기를 진압하는 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경공격기가 투입되었습니다. 이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포함한 FA-50의 첫 번째 실전 투입 사례로 알려졌습니다. (▶자료출처)
2018년 튀르키예의 시리아 아프린주 공격에 풍산의 전차탄이 사용되었습니다. (▶자료출처)
2018년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군이 한화의 세열수류탄과 LIG넥스원의 대전차유도미사일 현궁 등을 사용했고, 후티 반군이 현궁을 노획해 사용한 사례도 확인되었습니다.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군이 현궁을 사용하는 것이 목격되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료출처1 / 자료출처2)
2011~2013년 바레인, 2013년 튀르키예, 2021년 미얀마, 2022년 스리랑카, 2023년 페루에서 대광화공, 한국씨앤오테크 등이 판매한 최루탄과 최루탄 발사기가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튀르키예, 바레인, 스리랑카에서 최루탄 사용으로 최소 49명이 사망했습니다. (▶자료출처1 / 자료출처2)